할머니의 마술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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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론

할머니의 마술상자

문서진 1 5867

할머니의 마술상자

 

 

찌그러진 퇴물이 되기까지

온갖 구수함을 담아도

눈꺼풀이 떨어지기 전에는

그 정겨움을 몰랐었지

 

울 아베 심부름으로 들고 다녔던

주전자 속 호기심만 충만했었고

 

코찔찔이 어린 시절

요즘같은 라면 한 봉지는

아주 먼 나라의

간식거리 정도로 여겼었다만

 

어쩌다 밀가루 한 봉지로

수제비 한 그릇 먹는 것만으로

감지덕지 했던 시절도 있었지

 

검게 그을린 양은냄비 하나로

허기진 배를 채워주시던

따스한 할머니의 손길이 새삼그립네.


** 문서진




1 Comments
선진문학뉴스 2020.03.17 05:48  
작품을 이리 올려주시니 담부턴 여기서 바로 연재작품 발취할 수 있어 넘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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