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문학뉴스] 감성취재 : 이순호 시인 편

이 시대 진정한 휴머니즘을 전하는 문학뉴스가 되겠습니다.
감성취재

★[선진문학뉴스] 감성취재 : 이순호 시인 편

선진문학뉴스 0 687

5b31fa667d13e91bc37a646487e1616c_1639041582_02.jpg

5b31fa667d13e91bc37a646487e1616c_1639041658_67.jpg




감성취재 - 이순호 시인편


"문학적 통찰력

깊은 연륜에서 묻어나는 섬세함"


이순호 시인.


‘마초’의 사전적인 의미는
‘남자다움을 지나치게 과시하거나 우월하게 여기는 남자’라는 뜻이다.
그러나 그는 그런 사전적 의미와는 사뭇 다른 마초 시인이다.
뭐랄까 부산 남자는 거칠기 마련이라는 편견과는 달리 약간은 어딘가 모르게 까칠한 면이 있지만
또 그 까칠함에 긁힘이 있을 수 없는 사물을 꿰뚫어 보는 연륜에서 나오는 섬세함이랄까.
그는 사막을 사랑한 남자다. 사막을 사랑해서 사막의 삶을 살고 온 사람이다.
그가 마주한 얼마나 많은 면벽수행 끝이면 기억의 장막인 안개의 숲을 지나
아웃사이더로 다시 사막의 여관에 하룻밤 묵을 수 있을까?
지치지 않은 그의 행보가 궁금하다.



★ 감성취재 질의응답

-출생지 : 부산 출생


-취미 : 술 마시기, 세상 엿보기

 

-애착시가 있다면 :


근래에 무엇에 꽂혔는지 면벽수행의 밤이 길어 졌습니다.

벽지의 무늬가 난마처럼 꼬인 내 상처의 흔적처럼 보이기 시작했지요.

그 수행의 전리품 같은 빈 술병과 수많은 파지 속에서 피운 밤의 꽃이었습니다.



 -문학의 본질에 대하여 어찌 생각 하시는지 :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철학적 사유에서 내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영혼의 울림 같은

이 나이 묵도록 지치고 너덜 해졌지만, 언제나 냉정하고 차가운 머릿돌 아닐까요?


 

-어떤 시를 쓸 것인지 :


시에서만은 자유이고 싶다 부대끼며 부딪히며 피 터지는 시

더러는 젊은 여자의 속살을 건드려 보는 시

은유의 꽃밭에서 뛰어다니는 미친 여자의 족적 같은 시요


 

-어떤 시인이 되고 싶은지 :


욕 많이 듣고 손가락질 많이 받고 싶다. 잡것이고 싶다.

시장바닥의 푸성귀처럼 푸르고 싶다. 올드하고 싶지 않다.

 

 

-앞으로의 계획은


잡것에서 아웃사이더에서 제도권으로의 진입을 고민하고 싶다

조금 오래살고 싶다 원수 갚을 일이 너무 많다



5b31fa667d13e91bc37a646487e1616c_1639041838_76.jpg

    

 


[이순호 시인 약력]


부산출생
2001 한국 생활문학 시 부분 신인상
선진문학작가협회 회원

선진문예창작대학 교수
동인지 다수 참가





밤의 술

         

         이순호



다행이도
밤은 거칠지 않고 술처럼 마시기 좋았어
몸의 진통과 통증의 쓰라림은 왜 밤이 절정인지
관습처럼
숨죽이고 오랫동안 바라보던 커튼
안쪽의 벽지무늬들
추상과 비구상으로 얼룩진 상처의 흔적들
푸른 조명에 반사될 때
휘어진 술병의 그림자가 보내는 시그너처
약속처럼
한밤의 면벽수행은 성과도 없이 마감하고

밤이 벗겨지고 아침이 필 때
나는 좋은 아침입니다 라는 주문을 외웁니다.





안개

         

          이순호



안개는 생물이다
기억의 바이러스를 소유한
관습을 덮고
불문율을 거부하는 자유다
전두엽을 두르고 있는 기억의 장막 같은
지독한 건망증이다
가려져 있는 사랑이다
오랜 방황이다
많은 살과 뼈를 훑고 지나가는
바람둥이다
스캔들의 흔적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하얀 날개다
숲의 아웃사이드
안개는
기억의 장막


 

 

 









0 Comments
Categ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