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권호 시인-[선진문학뉴스]연재
선진문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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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9 01:29
ⓒ 작성-이수현 기자.
"전권호 시인의 시향"
쑥향
전권호
쑥 향이 허리 숙여 코밑 잔털 비켜 지날 때
그 향 기억 하나요.
강줄기가 어쩜 저렇게 유연하게 휘어졌냐며
유연하게 허리 휘어 입술 다가올 때
머릿결에 숨어있다 빗겨지는 쑥향이
입을 통해 발가락까지 이어지며
우리가 다듬어진 것 생각나나요.
강바람이 왜 이렇게 쉼 없이 달려드냐며
콧잔등 안경 밀어 올리며 돌리는 발길에
찢긴 달력보다 많은 잎을 견딜 수 없는
세월에 날려 보낸 잎을 그리워하다 휘어진
쑥대 허리를 밟고 둑 넘어 걸어갈 때
그때 난 휘어져 부러진 쑥대를 보고 있었다오.
난 지금
우리가 숨어있고
우리가 새겨져 있고
우리가 발가벗겨져 있는
오래된 노트 한 권을 품속에 넣고
휘어져 흐르는 강을 보며
휘어져 들어오는 쑥 향은 스쳐 지나는데
입 언저리에는 눈물만 고여 지네요.
쑥 향 속에 날려 보내리오
품속의 노트 한장 한장을.
[전권호 시인 약력]
현 거주지 : 부산
선진문학 詩부문 등단
선진문학작가협회 회원
선진문예창작대학 수료과정
동인지 다수 참여
선진문학뉴스 작품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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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문학뉴스 / #전권호 시인 / 기사 승인/ 2024. 1. 29일. AM 1시 28분/ ⓒ 작성-이수현 기자